본 컨텐츠는 특정 제품의 효능·효과에 대한 내용이 아닌, 성분에 대한 건강정보입니다.
해당 성분을 함유한 모든 제품에 동일한 효능·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의 외래교수이자 ‘생각과마음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창기 선생님에게 ‘건축가를 지망하려다가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된 이유, ADHD 아동을 자녀로 둔 부모들이 유의해야 할 점, 절친인 가수 김광석에 대한 이야기, 좋은 부모의 역할, 학교 폭력과 왕따의 문제, 자녀들과 잘 소통하는 법’ 등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애가 아니라 애를 있는 그대로 봐야"
지승호(이하 지) - 지난주부터 비온뒤에서 방송을 시작하셨는데요. 어떠셨나요?
김창기(이하 김) - 다른 강의를 하는 것과 큰 차이는 못 느끼겠고요. 보통 체계적으로 순서에 맞춰서 강의를 하는 편인데요. 대학원생이라든지, 전공의 분들에게. 여기서는 각자 원하는 질문들이 다르기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느라 도움이 덜 될 것 같기도 하지만, 원하시는 정보들을 그때그때 제공해드리기 위해서 체계가 흐트러져도 맞춰드리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 -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를 첫 방송 소재로 고르신 이유는 뭔가요? 중요하다고 생각하셔서 그랬을 것 같은데요.
김 - 우선 ‘무슨 내용으로 할까요?’ 하고 논의하다가 ADHD가 제가 가장 많이 보는 분야이고, 소아청소년정신과에서는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라서 그것으로 정했는데요. 꼭 하고 싶었던 마음은 없었어요.(웃음) 제작진에서 하자니까 했고요. 우울, 인간 발달, ADHD, 노화 어떤거 할까요, 했더니 ADHD가 제일 좋을 것 같다고 해서 그걸 했습니다.
지 - 인구의 10~20% 정도가 그 병을 앓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아이들에게 그 병이 의심이 되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은 어떤건가요? ‘애들이 다 그렇지’ 하고 쉽게 넘어갈 수도 있고, 실제로 좀 그런 면이 있을 수도 있는 것 같은데요. 너무 민감해도 안되고, 너무 무심해도 안될 것 같습니다.
김 - 사실 우리가 원하는 애가 아니라 애를 있는 그대로 봐야 되는 것이죠. 그것도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도움을 제공해야 되는 것이고요.
ADHD라는 것은 뇌의 충동 조절, 집중력 조절하는 부위의 발달 지연이에요. 나중에 대부분 다 좋아져요. 보통 사람들의 뇌가 만 15세에서 17세 정도에서 성인 뇌가 된다고 하면 ADHD를 가진 아이들은 약 20~30세 정도로 한 5년 내지는 그 이상 늦게 큰다고 생각하시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동안 충동조절이 나이에 걸맞게 되지 않고, 집중력이 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학업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충동적인 문제 때문에 어릴적부터 자꾸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고, 혼나게 되고, 자화상이 일그러진다고 할 때 치료를 해야되는 것이죠. 치료의 기준, 진단 기준은 다 행동적인 기준이기 때문에 코에 걸면 코걸이 같고, 귀에 걸면 귀걸이 같은 거예요.
제일 중요한 것은 생활 기능 수준 평가입니다. 71점에서 80점까지는 간혹적으로 문제가 있고, 간혹 충동적으로 행동을 하고 집중을 못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경우 괜찮아지고요. 조금 휴식을 취하면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60~70점 정도는 꾸준하게 충동조절의 어려움이 있어서 자꾸만 혼나게 된다,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혼나고, 숙제를 30분이면 할 수 있는 것들을 3시간씩 걸려서 매번 혼나게 되고, 늦게 자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계속 반복적인 문제로 갈등들이 지속된다는 것 아니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정신건강의학과적인 부분과 연결되고 싶지 않죠. 스티그마 때문에. 그래서 어쩔 수 없을 때 치료를 받습니다. 도저히 우리 힘으로 안되겠구나 할 때.
그런데 그 판단과 이해가 빠르면 애가 부정적인 경험을 덜 하게 되고, 덜 힘들어지겠죠. 또한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고, 혼나고 비교당하고 그러던 애들이 사춘기가 되면 엄마가 밀리기 시작합니다.
그때 가서는 치료를 하려고 해도 정신과 의사들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배 째라’ 하고 치료를 안받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상담하겠다고 와서 앉아서 ‘말해봐요’ 한다고 무슨 도움이 줄 수 있겠어요. 도움을 줄려고 노력하지만 힘들겠죠.

"코로나 때문에 가장 힘든 사람은 엄마들"
지 - ADHD가 아니더라도 코로나 시대에 어른들 같은 경우에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풀 방법도 있고요. 수칙도 살짝 어기고 살지만, 아이들은 다 지키고 살아야 하니까 굉장히 스트레스가 클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반항하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요.
김 - 그런가요? 반항하기 어렵다뇨. 애들이 얼마나 반항을 잘하는데요.(웃음) 지금 코로나 때문에 제일 힘든 것은 엄마들이죠. 미치고 팔짝 뜁니다.
그동안은 ‘선생님 잘못 만나서 그렇지, 우리 애는 잘못이 없다’고 했었는데요. 학교도 집으로 들어왔고, 식당도 집으로 들어왔고, 놀이터도 집으로 들어왔고, PC방도 집으로 들어왔고, 남편의 직장까지 집으로 들어왔으니 이게 무슨 난리입니까?(웃음)
그걸 다 엄마들이 해줘야 되고. 그동안 좀 떨어져서 마음 좀 가라앉히고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평정심을 되찾을 수 있었는데, 빼도박도 못하고 3시세끼 계속 해주면서 돌봐줘야 되니까 갈등이 더 심할 수 밖에 없고, 아이들도 그러면 반항적이 될 수 밖에 없죠.
엄마들이 제일 힘들어요. 애들은 오히려 학교 안가기 때문에 온라인 켜놓고 딴짓하기도 하고, 학원도 못가게 됐잖아요. 특히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애들한테는 참 좋아졌죠. 자퇴하겠다고 하던 애들도 다 자퇴 안 시키고 졸업시켰습니다. 코로나 덕분이죠.
지 - 어차피 학교 안가니까. 선생님 병원에서 어머님들이 치료를 받아야겠네요.(웃음)
김 - 아이가 좋아지면 엄마들도 좋아지죠. 대부분 많은 경우에 엄마들도 항우울제를 드시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힘들거든요. ADHD 치료를 한다고 해도 약물치료는 약물 효과가 있을 때뿐이에요. 밤까지 약물 효과가 있으면 잠을 못 자니까 한동안은 민낯을 봐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보통 아이들처럼 얌전했다가 약기운이 떨어지면 갑자기 야수가 되는 거죠.
그걸 견뎌내기가 참 힘들죠. 거기다 아빠는 퇴근해가지고 와서 힘들어 죽겠는데, 애가 날뛴다고 뭐라고 하죠. 애가 타고난대로 날뛰게 해야 되는데, 그러면 부부 싸움이 일어나고, 엄마가 우울해지죠.
그래서 항우울제를 드시는 경우도 있고, 또 많은 경우에 알고 보니까 나도 어렸을적에 그랬고, 지금도 좀 그런데요. 보면은 엄마나 아빠가 ADHD인 경우들도 있죠. 치료해드리면 굉장히 좋아하십니다. 그러면 그쪽에 평화가 오는거죠.
ADHD의 치료는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잠재력을 잘 발휘하고,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지 않고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게 만들고, 집안이 화목하게 지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신뢰하는 대상들이 되어줄 수 있도록 치료를 하는 것이지, 그 질환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죠. 할 수도 없어요. 시간이 지나가야 저절로 좋아지는 것이죠. 그러니까 애를 있는 그대로 보고, 애에게 필요한 것을 도와주자는 것입니다.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지 - ‘아이들을 치료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방송에서 ‘아이들은 너무 좋은데, 엄마들이 힘들다’고 하셨잖아요.
김 - 그렇죠.(웃음)

"ADHD 치료를 부작용과 효과가 같이 있어"
지 - 아이들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김 - 엄마나 아빠랑 다 같이 치료해야 되는거죠. 많은 경우가 이래요. ADHD를 가진 아빠들이 있어요. 아직까지 그런 성향이 남아 있고, ADHD를 겪으면서 감정적이 되고 분노를 느끼고 고집이 쎄진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 사람들 옆에는 꼭 겁이 많고 강박적인 사람들이 붙게 되어 있어요. ‘오빠만 믿어’.(웃음) 추진력이 쎄보이고, 좋았죠. 좋을 때는 좋은데, 살다보니까 고집쟁이고, 위험한 것도 꼭 하고, 자기 성질대로 해야 되고, 그런 사람들이랑 같이 살다보면 애까지 분노가 차죠.
그런데 특성이 강박적인 사람은 걱정이 많고, 이럴까 저럴까 결정을 못해요. ADHD 치료에는 득과 실이 있어요. 부작용이 있고, 효과가 있어요. 부작용이 없이 효과만 주세요, 이러면 어떻게 할 수가 없는거죠.
그래서 다른 병원에서 가져온 처방전들을 보면 의사들이 고민을 한 티가 많이 나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어떻게 효과가 나타나겠어요? 어느 정도의 부작용은 감수하자, 그럴려면 ADHD를 수긍해야 되는데, 수긍이 안된다는 말이죠. 저학년 때는.
그러니까 ‘약 때문에 이런 것이 아닌가요?’ 계속 그런 얘기를 듣다보면 제가 지치죠.(웃음) 그래서 힘들다고 하는건데요. 그러다보면 성의없이 한다고 인터넷에 곧장 올려버리니까요. 그러면 큰일나죠. 아이들은 잘해주면 금방 ‘히히’하고, 병원에 오고 싶어하고 좋아해요.(웃음)

"음악보다 내 마음을 이해해줄 사람이 더 필요한 시대"
지 - 노래가 많이 필요한 시대 같은데요. 진료하실 때 노래를 진료에 이용하거나 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김 - 아니죠. 말하기도 바빠 죽겠는데요. 저를 찾아와준 사람들이 내준 돈을 가지고 제가 취미생활을 해야겠습니까? 진료실 안에서. 말하기도 바쁜데, 음악을 들려주면 그건 사기치는거죠.
그리고 지금은 음악의 과잉시대잖아요. 아무도 잘 안들어요. 노래가 별로 필요하지 않아요.(웃음) 좋은 노래들이 필요하지, 그런데 음악이 정신과적으로 필요하다고 한다면 결국 사람이 더 중요한건데요.
내 편이 되어주고, 나를 이해해주고, 나를 격려해주고, 내 얘기를 들어주거나 좋은 얘기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건데요.
그런 사람이 옆에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은, 내 마음과 닮은, 혹은 내 갈 길을 제시해주는 것 같은 아이돌들, 그런 음악들이 필요한거죠. 사람의 대용이죠. 꽤 매력적인. 심리학 책, 자기 계발서를 백권 읽는다고 좋아지겠습니까? 다 성경, 불경에 나온 좋은 얘기들을 반복하고 있는건데요.
하지만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없을 때는 책이라도 보고, 영화라도 보고 해야겠죠.
지 - 작년에 뉴스룸에 나가셔서 2020년을 정리하는 노래로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추천해주셨는데요.
김 - 가사 자체가 우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렇잖아요. 옛날에는 아빠가 그 얘기를 해줬었는데, 이제는 내가 어른이 되어서 내가 가족들에게 그런 위로가 되고 버팀목이 되는 역할을 하고있구나, ‘우리도 힘든 시기에 내가 어른이 되서 내 주변의 아이들과 나보다 부족한 사람들과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격려해주고, 힘이 되주고, 그런 삶을 살면 서로 연결고리가 더 단단해지고, 그러면 이 힘든 시기를 잘 견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그 노래를 추천했었죠.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뿌리 깊어"
지 - 선생님이 처음 일을 시작하실 때와 지금하고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나요?
김 - 이름이 바뀌었죠. 정신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아무 의미가 없지만.(웃음) 싸우다가 결국에는 그렇게 됐는데요. 굳이 바꿀 필요 없고, 말만 길어진 그림이 됐는데요.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뿌리가 깊고, 어쩔 수 없이 오는 혐오기관이죠. 어쩔 수 없이 필요해서 오는.
그 다음에 다른 무엇보다도 공황장애라는, 이 공황장애는 사실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과잉 진단되고 있는 질환이죠. 홧병, 대부분 공황발작, 과호흡증후군이거든요.
화가 나서 혹은 두려워서 참지 못하면 호흡이 가빠지고 그러면 숨이 막히고, 산소 농도가 올라가기 때문에요. 그러면 마비되고, 공황발작이 오게 되거든요. 그것을 그냥 간단하게 이해시켜줄 수 있는 공황장애라는 아주 훌륭한 진단명을 활성화시킨거죠. 그쪽에서는 정신과적인 것이 많으니까요.
사실은 홧병, 분노조절이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우울증일 수도 있고, 성격적인 것일 수도 있고, 쉽게 말하면 마음의 감기 같은 것인데요. 그것은 언론의 덕이죠. 그 부분이 많이 순화된 것은 있지만, 나머지들은 크게 변한 것이 없어요.
ADHD도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저는 절대 ADHD를 가진 아이들의 경우 선생님한테 그런 이야기를 하지 말라고 해요.
지 - 선입견을 가질 수 있어서?
김 - 그렇죠. 그전까지는 잘 도와주겠다고 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학교가 학교를 보호해야 되잖아요. 그러면 애가 잘못된거죠. 그렇기 때문에 조금 달라지긴 해서 고맙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지 - 공황장애 말씀하셨는데, 연예인들이 TV나 이런데 나와서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해서 사람들이 심각성을 깨닫게 된건데요. 그런 부분에서 명과 암이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사람들의 인식이 나아진 부분은 있지만.... 치료가 잘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김 - 진정한 공황장애는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죠.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 치료됩니다.
지 - 일시적으로.
김 - 공황발작들. 그냥 공황장애는 중립적인 자극을 매우 위험한 자극으로 받아들이게 된 뇌의 결함이거든요. 거기에 자꾸 스트레스를 받다가 보면 유전적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전선이 합선되듯이 잘못 연결되어서 신호를 잘못 파악하게 되는 질환인데요.
극히 드물죠. 공황발작들은 여러 질환에서 많이 올 수 있습니다. 그 분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문턱을 낮춰준 연예인들이 고맙죠.

"왕따 폭력은 권력의 현상"
지 - 요즘 아이돌 가수들의 폭력과 왕따 문제가 많이 나오는데요. 그로 인해서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는 환자를 많이 보셨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아이들이 아무래도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해야 될 시기에 다른 활동을 하다 보니까 자기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같이 있는 동료들한테 풀다보니까 발생하는 일 같기도 합니다.
김 - 왕따 폭력은 언제든지 있어 왔고, 그것이 권력의 현상이죠. 그렇죠? 민주주의 권력이 아닌 독재적인 권력이 있는 곳에서는 어디서든지 나타나는 겁니다. 그것이 더 팽배해졌다? 그렇지는 않죠. 더 잘 밝혀진다는거죠.
인터넷의 발달을 통한 익명의 고발들, 법적으로도 발전되었을 거고요. 성폭행이 이렇게 밝혀지게 됐잖아요. 권력을 가지면 다 감쌀 수 있거든요. 권력을 잃었을때는 들키는 것이고, 혁명이 일어나게 되는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아졌다기 보다는 더 잘 드러나고 있다, 그만큼 민주화가 되고 있다는 거 아닐까요? 독재적인 힘은 언제든지 폭력으로 가게 되어 있잖아요.
지 - 어떻게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예전 같으면 안 밝혀질 것들이 밝혀지는 건데요.
김 - 예전에 저 다닐 때는 거리에서 형한테 ‘뭘 야려’ 이러면서 곧장 한대 날라오는 경우가 많았죠. 동네 느티나무 밑에서 기타 한번 배울라고 하면 멀리서 교련복 입은 짱 형이 뭘 사오라면 셔틀도 해야 되고 그랬잖아요. 선생님은 안 그러셨어요?(웃음)
지 - 어떻게 보면 사회 전체의 문제인데요.
김 - 그렇죠. 예를 들어 미투 같은 경우만 해도 권력이 있으면 어떻게 다 무마되더라고요. 잘만 하면.
그런데 대신에 권력이 별로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런 것들로 인해서 ‘우리도 그렇게 피해를 안받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서 그것에 대해서 고발을 하거나 치료를 받거나 그렇게 되는 것이 많아졌죠. 그래서 그런 것들이 고발되는 것은 좋지만, 또 너무 흑백으로 가면 안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다 원인과 이유가 있고, 절대악은 벌써 밝혀졌을 것이고요.
지 - 너무 복잡하게 들어가는지는 모르겠지만, 학교 폭력 이 부분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 쌍둥이 배구선수들이 계기가 됐는데요. 어린 친구들이 동료들한테 어떻게 그렇게 못됐게 굴었을까, 그게 어떻게 유지가 되고 가능했을까? 그걸 몇 년간 참고 있다가 봇물처럼 터지게 됐는데요. 굉장히 유명한 선수들에 대한 폭로까지 계속 이어져서 나오고 있는데요.
김 - 근데 한번은 터져야 될 것이 터져야 되는거죠. 미투가 터졌듯이. 하다가 보면 원하는데로 잘안되기 때문에 힘의 균형이 맞춰지고, 정의의 균형들이 맞춰지고, 법의 균형이 맞춰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억울했던 사람들은 분명히 있겠죠. 저도 학교짱한테 억울한 일들을 많이 당했었는데요.
지 - 피해자자 분들은 수십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다고 하시는데요. 그런 분들은 어떻게 치유를 해야 되나요?
김 - 결국 그 정도로 해서 자기 삶을 살 수 없다고 하면 치료를 받아야겠죠. 그리고 이젠 두려움에 떨고 있고, 가해 받은 어린 아이에서 2021년 3월로 돌아와서 자기 나이에 맞는 삶을 살게, 자기 나이에 맞는 기능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겠죠.
그걸 못하니까 계속 과거에 있다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그만큼 그 가해가 심각했다는 것일 수 있고요. 혹은 ‘나의 불행의 원인 중 하나가 너다’ 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문제일 수도 있고요. 그건 알 수가 없는거죠.
지 -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본인은 그렇게 느끼고 괴롭다는거니까요.
김 - 과거에 살지 않게 어떻게든지 해줘야죠.

"작심삼일의 진짜 이유"
지 - “미래의 나를 현재의 나와 다른 존재로 설정하는 것, 이것이 작심삼일의 진짜 이유”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니까 의지도 꺽이고, 본인이 힘든거잖습니까? 지금의 나와 미래를 나를 잘 맞춰서 살아야 되는데요. 그 갭이 크면 클수록 힘들어지는거고요.
김 - 그렇죠. 그건 뇌촬영을 하면서 밝혀진거예요. 어떤 결심을 하고 계획을 세울 때 남을 생각하는 뇌가 활성화되더라는 거죠. 날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게 계획을 짜는 사람들은 그 계획을 잘 실행에 옮기더라, 그런데 남을 생각하는 뇌가 활성화되는 계획을 짜는 사람들은 계획을 잘 못세우더란 거죠.(웃음)
내가 아닌 남이 되어 있는 상상을 하는거죠. 그런데 나는 잘 안바뀌거든요. 조금씩 조금씩 발전하는 것이지, 현실적으로 나를 잘 파악하고, 나한테 필요한 부분을 조금씩 조금씩 발전시키자, 씹을 수 있을만큼만 깨어물고, 현실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발전해야 되는 것이다, 초단기적인 목표를 자꾸 세워야만 발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 - 자기 객관화를 잘해야 된다는거네요.
김 - 그렇죠. 부모들에 의해서 심어진 과도한 기대치가 있다고요. 그게 내 머릿속에 들어와 있어서 그게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요. 머리 속에 악마가 사는거죠. 그러면 내 계획이라고 하지만, 부모님의 계획입니다. 부모님의 말도 안되는 기준에 자꾸 맞추려고 하면 안되죠. 나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겁니다.
지 - 부모의 역할을 많이 말씀하셨는데요. ‘좋은 아빠는 아이보다 엄마에게 잘해주는 사람’이라고 하셨는데요.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아이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게 좋기도 하지만,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우리는 애정을 쏟았으니 그만큼 우리 기대를 충족시켜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불화가 생길 수도 있고요.
김 - 그건 부모의 자기 희망이죠. 인간은 이렇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도록 발달이 되어 있지 않아요. 좀 떨어져 있어야 되는 것이죠. 말씀드린데로 요즘 모계사회고, 엄마가 대장인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저희 집을 비롯해서.(웃음)
그렇다면 엄마를 화나게 하지 말아야죠. 옛날에는 동네가 있어서 성질 급한 엄마가 부당하게 혼내려고 할 때는 아줌마들이 막아주고, 그랬었는데요. 아파트 문 꽝 닫아버리면 잘못 걸리면 죽잖아요. 잘못 걸리지 않아도 최고의 권력자들은 언제나 힘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어 있고요.
부정적인 힘을 발휘하지 않게 엄마의 분노를, 엄마에게 기쁨을 줄 수 없다면 분노라도 가라앉혀주자는거죠.(웃음)
지 - 분노하게 만들면 불이익이 오니까요.(웃음)
김 - 시어머니가 며느리 혼내면 며느리가 애들 때리는 거고, 애는 지나가는 개를 걷어차고, 개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짖는거잖아요.
지 - 가족간의 불화로 인한 환자가 늘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김 - 코로나 때문에 내재되어 있던 갈등들이 표현화되고 더 심화되면서 정신과 환자들이 좀 늘었죠. 그런데 대부분 경우에서는 약자가 문제가 되어서 와요. 아이들, 부부 중에서 약한 쪽, 남편이 ADHD인 것 같아요. 남편이 중독자인 것 같아요. 아이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오게 되죠.
그러면 쭉 추적해서 전체적인 문제들을 파악해서 그걸 조율할려고 하는데요. 권력자는 힘을 잘 안놓으려고 하고, 자기의 왕국을 바꾸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권력자의 신뢰를 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그래서 당신이 이렇게 좀 변하고 양보를 해주면 당신에게 더 큰 득이 간다, 당신을 돕고 싶다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아동학대 사건을 방지하려면 공동체가 살아나야"
지 - 요즘 아동학대 사건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부모가 저럴 수 있나, 하고 분노하게 되는 사건들이 많은데요. 어릴 때부터의 트라우마가 이어져서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김 - 기질적인 것도 있을거고요. 과거에는 더 그랬을거예요. 하지만 그러한 학대들의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는 어른들이 많고, 그 사람들이 또 그 악령들을 계속 아래 세대에게 전파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죠.
지 - 물리적인 폭력의 강도 부분은 예전이 더 쎘겠지만,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는데도 그렇게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김 - 견제의 눈이 없어서 그런거죠. 아파트 문 딱 닫고 들어가면 끝이니까요. 그래서 공동체가 살아나야 되는 것이죠. 그동안 개인적 자유가 너무 없었기 때문에 개인주의로 너무 흘렀다고 한다면 개인주의의 폐해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아니겠어요. 공동체와 균형을 맞춰야 되는 것이죠.
지 - 그러네요. 예전에는 때리는 것을 다 보고 ‘부모가 그럴 수 있지’ 하다가도 너무 심하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하고 말이 돌기도 하는데요. 지금은 문을 닫아버리면. 그걸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일텐데요.
김 - 그러니까 동네의 모임들이 다시금 활성화되어야 되는 것이죠. 어쩔 수 없이 참여해야 되는. 그 다음에 종교 집단들도 예배 장소로 절이나 교회만 가는 것이 아니라 집으로 들어와서 같이 움직여야 되는 것이고, 그런 것들이 자꾸만 차단되고 있잖아요.
기독교만 해도 그전까지는 같은 동네 교구에서 같이 돌아다니면서 같이 예배보고,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점점 개인주의적인 성향의 30~40대들이 자라면서 그런 것들이 점점 약해졌잖아요. 다시 그런 것들이 부활이 되어야겠죠. 강요는 하지 않겠지만, 같이 연결되어서 서로 뒤를 봐주자, 나누자, 그런 것들이 좀 생겨야겠죠. 박정희 대통령 때같이 무조건 모여서 출석하고 그런 것이 아니라.(웃음)
세상이 좀 위험하다, 아파트를 지을 때도 서로 딱딱 안 보이게 짓는 것이 아니라 예전 동네 같이 짓고요. 미국 같은 경우도 집들을 거리 앞으로 놓고 마당은 뒤에 놓잖아요. 자꾸 상호작용이 줄어들고 그러면서 서로 순환시키는, 혹은 서로 보호해주는 기능들이 적어지기 때문에요. 그런 식으로 되어야겠죠.
그것은 제가 사회학자나 정치학자가 아니니까 모르겠지만, 특정한 모임들, 학부모회라든지 그런 것들이 활성화되어야 되고, 그것이 학교 내에서가 아니라 친구의 집에 놀러가게 해주면서 그런 것들을 예방할 수가 있는거죠. 아주 흔한 일은 아니지만.
지 - 병원에서 아동 학대 징후가 있으면 신고를 하게 되는데요. 선생님이 보기에 환자가 왔는데, 학대 흔적이 있는 환자가 오는 경우가 있나요?
김 - 그런 경우에는 정신과는 잘 안오죠. 정신과에 올 때는 싸우고 있기 때문에 오죠. 부모가 밀리기 때문에 옵니다.(웃음) 아동학대는 소아과에서 많이 보겠죠. 옛날에 성폭력 당한 아이들 상담해주는 것은 자원봉사 했었는데요. 그때는 한동안 아동 성폭력이 많이 밝혀지는 시기였기 때문에. 그래서 여러 가지 국가적인 대책도 생겼는데, 그것을 악용하는 사람들도 생겼구요.
지 - 아이들하고 잘 소통하는 법을 조언해주신다면요?
김 - 따뜻해야죠. 애들 보고 미소가 안 난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안나더라도 소통을 하고 싶다고 한다면 억지 웃음이라도 익숙해져야 할 것이고, 그 다음에는 민감성이죠. 애들이 보내주는 신호들을 봐야지, 내가 원하는 애들로 만들려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차라리 나를 본받게 해야죠.
애들은 문제해결 방법을 부모님들을 보면서 배우는거니까요. 엄마라면 이렇게 하겠지, 아빠라면 이렇게 하겠지, 가르쳐봐야 소용이 없고, 몸으로 보여주고, 경험하게 해줘야 합니다. 애들이 보내주는 신호를 무시하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자꾸만 심어주려고 하면 안될 것이고요.
그 다음에는 내가 잘 살고 있어야지 되는거죠. 그래야 마음이 평화로우니까 일관성이 생기겠죠. 감정에 따라서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에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선의를 가지고 상호 작용을 하더라도 오해와 갈등이 생기니까 그걸 풀어주는 것은 훨씬 힘이 있고, 현명한 사람의 역할인데요.
집에서는 엄마 아빠죠. ‘아빠. 죄송해요’하고 사과하러 올 때까지 얼음처럼 있으면 아이가 굴복하는거죠. 먼저 풀어주고, 다독여준 다음에 ‘이렇게 해서 이렇게 됐는데, 나도 이래서 미안하고, 너도 그러면 안될 것 같으니까, 다음에는 이렇게 하자’ 이렇게 마음 편해져야지, 객관적인 복기가 가능하죠.
지 - 마지막으로 해주실 말씀은 없으신가요?
김 - 뭐, 결국에는 관계가 제일 중요하니까요. 내가 좀 더 양보하고 따뜻하고 일관적이고, 팬들이 보내주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관계 개선 잘하고, 어른스럽게 살면서 사랑하고 사랑받으면서 살았으면 좋겠는거죠. 저도 그렇고, 사회적인 성취야 한계가 있고, 사회적인 성취에 목매달면 쉼없는 욕망에 비참해지잖아요. 가까운 곳에 있는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그걸 알아야겠죠.
지 - 오늘 비온뒤 방송도 하시고, 긴 시간 좋은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컨텐츠는 특정 제품의 효능·효과에 대한 내용이 아닌, 성분에 대한 건강정보입니다.
해당 성분을 함유한 모든 제품에 동일한 효능·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삶을 고민하다 E로운 크루의 건강한 사명감에 감명받아, 이들에 대한 글을 씁니다.
글 작성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상품이 찜 리스트에 담겼습니다.
바로 확인하시겠습니까?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
로그인하고 의견 남기기